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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일상일기/생각

야근을 없애야 게으른 사람을 골라낼 수 있다

by 딸기별땅 2021. 8. 1.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단순히 야근을 '워라밸' 의 관점이 아닌

회사의 생산성 관점에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IT업계는 원래 야근하는거 아니었어?' 라고 묻는분들도 있는데

실제 야근이 회사의 생산성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요인이라는걸

아직도 모르는 분들이 있더군요

 

 

칼퇴근과 개인주의를 비판하고자 하는 분들의 주장 근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남이 일 안끝났으면 도와줘야지 자기것만 하면 다냐' 인데요

이게 사실은 일 열심히 하는사람을 무력하게 만들고

게으른 사람을 야근 뒤에 숨어서 놀게만듭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다 끝내놓아도

남의 일을 대신 하느라 집에 못갑니다.

얼마나 비참합니까? 열심히 했는데 집에 못가고 일이 더 늘어나네?

회사가 저 기괴한 논리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 게으른 사람들은

계속해서 일을 하지않고 야근과 부탁만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걸 협업이라고 잘도 포장하더군요..

 

그 결과는? 열심히 하는사람은 퇴사하던지,

본인도 일안하고 야근하던지 둘중에 하나 골라야죠.

이게 반복되면 일안하고 야근하는 사람들끼리 남게 됩니다.

 

이게 바로 공산주의 시스템입니다.

열심히 일해봤자 병신만 되니 누가 경쟁을 하겠어요?

 

실제로 일하다 말고 '남들은 뭘 하고 있지?' 라는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면 일을 안하고 잡담이나 허튼 미팅,

폰 만지거나 쇼핑하기라던가 딴짓만 하고 있더라구요.

어차피 빨리 일해봤자 눈치보느라 제시간에 집에 못 가거든요.

임원진들이 얼마나 멍청하면 아웃풋이 없는데도 야근한다고 박수 쳐 줘요.

 

 

한번은 제가 잠시나마 팀장이었을때의 실제 경험담인데요

팀원 4명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첫날부터 제가 제일먼저 뿌리 뽑으려 했던것은 

'팀원들이 절대로 야근하지 못하게 막는것' 이었습니다.

 

낮에 일 안하고 야근으로 때우는 버르장머리부터 고쳐버릴 생각이었고,

더 큰 부작용으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낮에 썩은 눈깔로

꾸벅꾸벅 졸며 일을 안하는것도 고쳐야 했습니다.

 

회사생활에서 컨디션 스스로 관리하는것도 능력입니다.

회사에서 6시에 보내줬으면 잘먹고 잘쉬고 잘자고 나와서

다음날 맑은 머리로 근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해야죠. 

 

그러나 아무도 퇴근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친구들 일을 아예 못합니다.

몇번 교육도 시도해봤지만 배울 의지도 전혀 없어요.

일 못하는걸 숨겨야 하니까 계속 집에 안가고 고생하는척 해야했고,

덤으로 야근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칭찬받으니 자발적 야근이었던거죠. 

 

얘네는 답이 없구나 싶어서 그냥 내팽겨쳐두고 내 할일만 하면서 칼퇴하며 다녔고,

그러던중 한번은 금요일에 나한테 이것저것 부탁하길래

오늘은 퇴근시간이 됬으니 그냥 집에 가겠다 하고 월요일에 출근했더니

이 미친x들 주말에도 계속 출근해서 야근했더군요...

 

그러면 금요일에 나한테 부탁한거 다 했겠네?물론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주말 내내 야근했는데 한게 하나도없음 

기다렸다는듯이 월요일에 지들 해야될일이 다 나한테 와있더군요.

 

 

물론 정말 피치못해 특정 시간에 해야되는 일이라던가,

마감일정이 잘못됬다던가 할때 잠깐 며칠 야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조차도 절대생산량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8시간을 열심히 일한사람은 그뒤에 낮 8시간만큼의 효율을 내질 못합니다.

낮에 30분 걸릴게 3시간이 걸릴정도로 비효율적인거죠.

게다가 전날의 피로로 인해 다음날 평균 효율도 저하됩니다.

이래도 야근이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물론 뭐 그외에.. 저런 정치적 목적 없이 늦게 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자기 컨디션 관리 잘 되고, 업무 일정 잘 지켜지면서,

남에게 눈치주거나 강요하지 않는다면 뭐 딱히 할말 없죠. 

 

무튼 사람들이 칼퇴근은 워라밸이나 애사심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일 안하고 일 못해도 야근했다고 하면 기업측이 책임을 묻기 어려워지는데

어줍잖은 야근 카드 쥐어주고 아무말도 못하는 기업은 병든 기업입니다.

정당하게 근무시키고 정당하게 아웃풋을 요구해야 기업이 제대로 돌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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