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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일상일기/생각

유한계급론에 대한 개인적인 다른 해석

by 딸기별땅 2020. 4. 5.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책에 관련한 내용들을 미리 찾아봤었는데,

정작 이 책을 읽고나서는 개개인마다 해석이 다를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질이 아닌, 자기주장의 필요에 사용하기 위해 제멋대로 인용한 느낌이 들었다.

 

정치 이야기에 제멋대로 입맛에 맞는 부분만 갖다 붙이고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하는 사람들이나 부자를 욕하는데 사용하는곳에 한정되다니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3가지 덩어리로 분류해서 다시 재해석해보려고 한다.

그중 1 2는 제멋대로식 인용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박,

3은 출산과 소비에 관한 개인적 견해를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이야기에 앞서, 이사람이 강조하는 이야기중 하나인 '과시' 라는 단어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

과시라는 단어는 우리가 기존에 알던 부정적인 의미의 과시가 아니라

타인에게 보여지고싶은 순수한 본능적 욕망,

그것을 선악으로 이분하지 않고 어떠한 현상으로만 보는것을 전제로 한다.

 

또, 여기서 가난한 사람은 '하루 벌어 먹고살기 바쁜사람' 을 이야기하고,

중산층은 '의식주에 대한 돈걱정이 거의 없는 사람' 을 가리키며

상류층(유한계급)은 재벌에 가까운 사람을 이야기 한다.

 

 

1. 가난함과 부유함이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로 나눈다고 말한것이 아니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한 '하루 벌어 풀칠하기도 바쁜사람들' 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질수 밖에 없는것이 맞다.

하루아침에 변하는 제도들이 이들에게 당장 이득은 커녕 손해를 직격탄으로 가져다줄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혜택이 결국 돌고 돌아 이 계층에 돌아오는 복지라고 하더라도,

당장 받을수 없는 혜택이라면 달가워 하지 않는다.

당장 돈을 쥐어주지 않는다면 어떤 제도도 환영하지 않을것이며

점진적으로 전반적인 사회가 개선되고 나아지는 생산적인것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이는 다시말해, 당장 자신에게 쥐어지는 돈이 생긴다면 기꺼이 진보를 택한다는 것이다.

이를 이용한 정치를 흔히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국민마다 한표를 투표할수 있는데 이 계층이 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이것을 진보주의다 보수주의다 이렇게 나누어서는 안된다.

 

또한, 내가 본 사람들중 중산층계열에서 위와 반대(보수주의와 반대)의 양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어떠한 제도가 변했을때, 항상 그런것은 아니지만

보통 가장 타격이 적은게 부모 잘만난 상속형 중산층 계열이다.

재벌들처럼 기업 주가에 큰 타격을 입는다던가,

가난한 사람들이 길바닥에 나앉는것에 비해서 손해가 적다.

본인에게 큰 손해가 날일이 아닌이상 남의 일 말하듯(ㅋㅋ;;)

미래의 세대에 양보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한계급. 베블런의 책에서는

'유한계급들은 이미 지금 현상유지를 방해하는 상황을 원치 않으므로 보수주의적 성향을 가진다' 라고 했다.

실제로 정말 배경좋고 돈 많은 유한의 재벌계급들이

보통 보수적 성향을 띄는것을 매체를 통해 흔히 목격할 수 있다.

 

단 상속형 재벌이 아닌 자수성가형 유한계급들은 보수적이다 라고 하긴 애매한게

나열한 어떤 계급보다 도전적이고 유능하기 때문에 같은 그룹이라고 보기 어렵다...

재산은 유한계급만큼 있지만 인류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들을 단순히 입맛에 맞게 가난한 사람은 보수적이고,

잘사는 사람은 진보적이다, 이렇게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2. 베블런은 과소비의 행태를 지적하거나 비판한것이 아니다.

 

베블런은 이 책에서 '인간'의 본능적인 과시성향을 주로 이야기하는데,

재벌에 가까워질수록 자기자신을 다른사람과 차별화하는데 있어서

과시적 소비를 한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밑 계급의 사람들은 윗 계급의 사람을 흉내내고 싶어 한다. 라는 인간 본능적 '현상'을

관찰한 그대로 서술하였을 뿐 어떠한 감정적인 표현을 딱히 하진 않았다.

 

마찬가지로 가난하거나 서민에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이익을 위한 실용을 택하는것이지

이들에게는 과시본능이 없는것이 아니라는것이다.

그냥 말그대로 인간이 가진 본성이지만, 표출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의 차이?

그렇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도 간혹 과시적 소비를 하는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주제에 관해서도, 과소비적 행태를 비판하는데 인용할 만한 이야기 역시 아니다.

과시적 소비가 몰락을 가져오는 인간이라면 절약을 할수밖에 없고

몰락과 상관 없는 사람은 여전히 본능적 욕망을 수월히 표출하며 살 것이다.

 

 

 

3. 현대에 와서 서민-중산층에게 출산은 과시본능에 있어서 손해다

 

나는 출산문제에 대해서 정말 오랜시간 고민했다.

요즘사람들의 말대로 정말 먹고살기 힘들어서 출산을 거부하는걸까?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가난한 나라에서도 아이는 잔뜩 낳는데다가, 직전의 경제황금기를 제외하고는

입에 풀칠하기도 가난했을때에 왜 사람은 3남매 6남매씩까지 낳았던걸까?

나는 오히려 요즘 세대들이 직전의 경제황금기에 살던

부모세대를 욕하고 탓하며 본질을 흐린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돈이 없어도 아이는 많이 낳는다.

그리고 돈이 충분히 있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집이 늘고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기로는 요즘의 출산은 과시본능에서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는거다.

오히려 전반적으로 평균 삶의 질이 높아졌는데,

그이상 과시하면서 아이를 키우기엔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흔히 딩크족 부부들이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 돈으로 해외여행 다니고 취미생활 하고 즐기면서 살려고요' 라고.

 

실제로 집을 사면 몇억이네 하는데,

지방 아파트값은 고급 브랜드 아파트가 2-3억 내외이고,

수도권으로만 빠져도 일반 아파트 내지 빌라는 1억대에서도 25평 30평 들어간다.

모은돈이 하나도 없어도 신혼부부 결혼하라고 전세대출도 팍팍 땡겨 준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행위 자체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올리는것인데,

유기농 먹이고 좋은 학원 보내고 차도 뽑아야 되고 이러니까 많이 드는 것일 뿐.

 

지금에 와서는 사실상 출산장려가 되려면

전국민이 해외여행도 다니고 외제차를 끌고 고급아파트에 살며

집 몇채쯤 굴리면서 자식 유기농먹이고 온갖 학원 보내 키워도 돈이 남아도는 유토피아가 되거나,

시대 역행을 하지 않는 이상 출산율은 전세계적으로 감소 추세가 될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유한계급론은 고서이긴 하나 당대는 물론 계속되는 미래까지 내다본 책이었고,

어떻게 그런 관점까지 멀찍이서 사람을 관찰할 수 있었는지 읽는 내내 감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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