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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일상일기/먹는일기

딸기별땅의 홈마카세.. 회를 떠보자!(는 망함)

by 딸기별땅 2022. 10. 6.

아직까지는 수산물 다루기 난이도가

최대 도미손질하기, 보리굴비만들기 수준이었는데요..

이번엔 노량진 경매 당일바리로 보내주는 곳에서

생물 청어&전갱이를 받아서 사고를 쳐봅니다. 

 

이날을 위해 일식 칼을 고민하다가 결국 쌍둥이 다용도 나이프를 샀습니다.

2~3만원이면 사시미 칼 긴걸로 구매 할 수 있는데

일체형+플라스틱이 없어서 나무가 썩을까봐 못사겠더라고요..

근데 다음에 사시미 그냥 하나 사야겠음 ㅎㅎ 이유는 좀 이따 나옴.

 

이날을 위해 1000-3000방 숫돌도 사놓음

그동안 거치대식 칼갈이(야스리)에만 갈아서 칼날이 상처투성이였습니다..

 

반찬꺼리로 마지막 남은 쌀겨로 누카도코 준비하고, 무 누카즈케 만들고..

 

ㅋㅋㅋㅋㅋ 진짜 열심히 준비함 

이번 누카도코는 고등어를 절일때 쓸 생각입니다. 

 

진짜 시중에선 보기 드문 크기의 뚱뚱한 생선들입니다.

들어보면 신선도가 좋아서 흉기처럼 단단합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처참했다.. ㅠㅠ

내장꺼내고 포뜨는것보다 생선 껍질 벗기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그리고 두놈다 핀셋으로 가운뎃 가시 뽑아야되는데

핀셋이 없으니 손으로 뽑다 포기하고 세로로 썰어버려서 모양도 안나옴.. 

주말에는 목장갑이랑 핀셋을 사자 메모

 

생선껍질을 맨손으로 뜯어 벗기려다보니 미끄러지고 살은 뭉개지고 찢어지고.. 엉엉엉엉....

생선들의 희생을 헛되이 만들어서 미안하다...

 

악~~내가 생각한 홈마카세는 이런게 아니라구!!

 

순전히 제가 느낀 관점에서 봤을때 왜 긴 사시미 칼을 사야 하냐면요,

사시미는 한번에 위에서 아래로 쭉 당겨줘야 흠집없이 회가 길고 예쁘게 나와요. 

전 다용도 나이프를 썼기때문에 회를 길게 썰려고 하니까 칼이 위로 또 갔다가 또 내려와야되고...

그러면 살점이 지저분해지죠 -_- 회는 톱처럼 써는게 아니니깐 ㅋㅋ

 

생선들아 미안해!!!!

 

와사비도 갈고..

 

나름 초밥까지 만들어서 얹어봤지만

홈마카세가 아니라 혐마카세 수준 ㅋㅋ

게다가 이제 예쁜 접시가 없어서 냉동실에 얼려둔 스텐접시에 회 먹었네요 ㅠㅠ

2시간동안 밥짓고 간장만들고 회뜨고 초밥만들고 도마씻고 칼씻고 와사비갈고 정신 나가는줄..

 

전갱이는 흰살-붉은살 중간의 맛, 청어는 녹진한 붉은살 생선의 맛이었는데요

초보라 손질이 너무느리고 손 온도때매 회가 많이 녹았어여..으앙 생선아 미안해.. 

 

싸구려 화이트 와인 곁들여 초밥과 회몇점 먹고 힘내서 남은 생선도 빨리 처리 해야 합니다. 

전갱이는 예쁘게 껍질 뜯는 욕심 버리고 다 칼로 도려내니 필렛이 그나마 살아나네요...

 

손질 안할거면 냉동실로 바로 보내야 기생충이 죽습니다. 

받자마자 내장부터 다 떼어내길 잘한게, 4시간뒤에 음쓰 버리러 갔다오니까

내장+머리 들어있던 통에 충 두마리 나온거 보이더라구요. 

 

자연산은 민물이건 바다건 무조건 기생충은 있다고 하네요. 

수산물기생충은 약국 구충제 먹어도 소용 없어서 병원처방 받아야 한대요. 

 

청어와 전갱이 각각 시메사바를 만듭니다.

정확히는 고등어가 아니니 시메니싱, 시메아지가 되겠네요. 

전 허~연 초절임회를 크게 선호하지 않아서

소금절이 30분 가량 해주고, 옅은 레몬즙에 잠시만 담그고 물기를 뺐습니다. 

남은 회는 이렇게라도 해줘야 5일정도 더 두고 먹을수 있거든요. 

 

지퍼백에 넣고 빨대넣고 공기 빨아서 셀프 진공포장해버림.

이녀석들은 이소베마끼를 할건데요 오늘은 생선먹기 싫어서 냅뒀습니다.

초생강도 다 사놨는데 어제 너무 많이먹었엉..

혼자사는 자취생 나부랭이가 팔뚝보다 큰 생선 7마리를 주문했으니;;

 

시메처리가 안된것들은 남겨놨다가 아침에 대충 회덮밥으로 비벼먹기..

 

구매한지 꽤 된 도미머리.. 도미가 작은지 먹을게 별로 없더라구요. 

사진은 혐짤같지만 어쨌든 간만에 도미밥이 생각나서 지어봅니다. 

 

아유~! 생선머리 콜라겐 때문인가? 찰밥이 따로 없어..

미리 혼다시랑 술로 간을 해놓고 주먹밥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너무너무 귀찮은 아침...

저녁에 만들어 둔 당근라페 넣고

계란은 후라이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밥위에 얹어 전자렌지에 돌려서 비빔밥..

 

지난번에 시켜먹은 새우 소금구이가 넘 달달하고 통통하고 맛있었어서

인터넷으로 새우 사려고 온갖 쇼핑몰 다 뒤졌는데 마땅한 조건이 없었심...

 

동네 마트 가니까 오메 한박스 몇마리 안든게 2만원? 안사!!!!

는 조금 걸어서 냉동코너 가니까 저 2만원짜리 새우가 냉동실에 들어가니 만원이더군요.

해동해서 잘 구워먹음 ㅋㅋ존맛

근데 저번에 시켜먹은 초대형 뚱뚱 생물 새우보단 못하긴 해요. 

 

밥 + 김치 + 콩나물 + 풀어넣은 계란 + 김가루를 모두 넣어버린채 끓인 콩나물국밥

옛날생각나서 아침으로 한뚝배기 끓여먹었네요. 

 

이번 주말엔 청어/전갱이 이소베마끼 포스팅을 올릴 예정입니다.

모쪼록.. 사실 반은 겁먹고 반은 쉽게보고 도전한 홈마카세였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충, 내장손질, 미끄러운 생선에서 위험한 지느러미 가시 만지는것부터 위험한 일입니다..)

 

어쨌든 제 올해 연말까지의 목표는 생선잘알 ! 회 잘뜨는 사람이 되는것입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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