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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이야기

[intp] 이상형과, 3년간의 동거 경험 이야기.

by 딸기별땅 2019. 9. 21.

뭐 늘 머릿말에 붙이는 거지만 이것은 '나의' 이상형에 관한 이야기이지

intp들의 이상형이다 라고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는 내용입니다.

이번엔 글을 정리하기보다는 그냥 저의 연애과정과 같이 살아온 생활에 관하여

주욱 늘려서 스토리를 써 내려갈거라 스압이 좀 있습니다.

 

 

intp에 관한 여러가지 특징 중 자주 볼 법한 이야기인데,

속해있는 집단이나 애인 될 사람이 일정수준의 지적 능력이 되지 않거나, 논리적이지 못함이 계속되면

무시를 하게 되고, 곧잘 싸움이 일어납니다.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사람 취급을 안하기도 합니다.

 

아마 오랜 연애를 거쳐 결혼까지 골인하기 위해서는

종종 억지를 부릴지라도 매사 '네 말이 맞다' 라고 들어줄 엄청난 포용력과 인내심을 가졌거나,

또는 지식이 해박하여 신뢰할수밖에 없게 되는 경우 이 두가지 뿐인것 같습니다.

저의 배우자가 될 사람같은 경우는 비교적 후자에 가깝습니다. 

 

해당지식이 없는 사람이 추측성 발언을 사실인듯 아는척 떠드는게 몇번 보이면 정말로 싫어지더군여.

모르면서 떠든 사람 때문에 말에 앞뒤가 안맞는것 같아 의심스러워 정보를 다시 찾는데 시간을 소모해야하고,

이 무식한놈을 다시 납득시켜야 하고 이걸 몇번 반복하다보면 신뢰가 추락하여 아예 듣기가 싫어집니다.

이것은 단순히 아이큐가 높은가 학벌이 좋은가 점수가 높은가 이런 얘기랑 다른겁니다. 

학벌 좋은 동료나 선임들도 겪어봤는데, 나이가 30 40인데 정신상태가 20대 초반 같은 사람들도 많더군여.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이사람에게 반했던 계기는 단순합니다.

html과 포토샵만 다룰 줄 알았던 그저그런 웹 디자이너였고, 제 직업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업무처리에 종종 문제가 생기면 프로그래머들에게 질문하면 해결책이 턱턱 나오니

프로그래머는 정말 대단히 멋진 사람들이구나! 라는 생각에 직업 자체에 로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래머가 되기위해 혼자 책을 따라하고 동영상을 따라하고 아무리 연습해봤자

실질적인 개발을 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너무 많았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내가 공부하기 위해 이용할 아무 개발자가 필요했습니다 -_- (ㅈㅅ)

 

그런데 어느날 취업한 회사에서 시니어 개발자인 이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모르는게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웹과 모바일os에 관한 지식은 모르는게 없는 수준이었으며

시스템 설계라던가, 윈도우, 네트워크, 하드웨어, 심지어 디자인적 지식까지 두루 갖춘것도 모자라

외국에서 국가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살다와 영어까지 유창했으니,

저에게는 아주 다른 차원의 사람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 사람이 퇴근후만 되면 카톡으로 자료를 공유한다는 핑계(?)로 문자를 보내왔고

그러다 보면 사적인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고, 기타 등등 이런 저런 사건들로 연애에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사람에게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되었고, 무급착취 개발자로서의 포트폴리오도 늘어나고,

다른 회사에 옮겨서도 서로 잘하는게 조금 다른 덕택에 부족한 업무를 서포트하며 아름답게 지내고 있죠.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나고, 같이 살아오다보니 당연히 단점도 있고, 내가 알던 환상들이 일부 깨지기도 하였습니다.

토론하다 서로 니가 팩트네 내가 팩트네 아니 팩트는 됬고 그냥 좀 들어주면 안되네 싸우기도 하고,

어딘가에 빠져서 집중하고 있을때 뭔가를 같이 하자고 귀찮게 하면 아주 무시할 때도 있고,

정치성향마저 다르고, 또 모순을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저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크게 싸우기도 합니다. 

 

아 뭐...평소에는 괜찮습니다. -ㅅ-;;

기본적으로 저는 오빠가 게임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술을 마시는데 있어서 거의 터치가 없고

제가 요리에 취미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한 아침저녁밥을 꼬박 챙겨주는 편이고,

퇴근후나 아침에는 식사하면서 생각을 공유하거나, 문제의 해결방법이나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가끔은 서로 일하다가 아이디어가 없을때 전화해서 몇마디 나누다 해결방법이 생각나기도 하고

둘이 있으면 대화를 아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같이 살기 이전엔 워낙 싱글 라이프를 혼자 게임하고 술먹고 더티하고 해피하게 잘 지냈던 저인지라

계속 한 집에 같이사는것에 대한 걱정으로, 신혼집에 저만의 공간을 만들까도 고민했습니다만

어찌저찌 거실에 작업실(?)을 차려놓고 같이 사용하는데 의외로 잘 맞춰 살고 있네요.

 

딱히 제가 컴퓨터로 무엇을 하는지에 크게 관심을 안 가지고, 제 컴퓨터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인것 같아요.

아 뭐..가끔 공부하는데 귀찮게하면 그냥 책 들고 침실가면 되기도 하고..ㅋㅋㅋ

저는 제 전자기기를 마음놓고 생각을 기록하고 궁금한것을 찾아내는 등, 나만의 마음의 안식처(?)처럼 사용하는데

이 전자기기를 타인이 언제든지 열람하고 수정할 수 있는 환경을 못 견뎌하거든요.

 

게다가 왜 밥상에서 스마트폰을 만지면 안되는지, 컴퓨터앞에서 밥을 먹으면 안되는지 같은

타당함이 없는 고정관념적 발상을 둘다 썩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게임하면 컴퓨터 앞에 밥 갖다주고

주말 아침엔 책상 주변에 맥주캔이 굴러다닙니다. 저도 할일 있으면 컴퓨터 앞에서 먹습니다.

그리고 저희집에는 TV가 없어요. 그 집의 전세계약이 끝나가니 2년 내리 안 샀군요. 필요가 없어서요..

 

 

좀 정리를 하자면, 제가 느낀점으로는 외적인 요소보다는 대화가 잘통할것(그럴만한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함), 

연인이더라도 사생활(혼자있는 시간, 개인물건 뒤지지 말기 등) 을 존중해줄것 이거 2개가 가장 중요한것 같아요.

연애를 오래 지속하지 못해서 고민인 intp분들에게 참고가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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