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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일상일기/먹는일기

집순이도 계속되는 집밥은 힘들다..

by 딸기별땅 2020. 12. 30.

이번 코로나 2.5단계 이후로는 첫 외식이군요

이게 생전 반찬투정 없는 아저씨 조차

차려준밥을 먹으면서도 집밥이 지겹다고 토로하는데

저는 오죽하겠습니까.. 내가 만든 매끼니만 계속 먹어야 하는 고통.. ㅠㅠ

결국 고르고 골라 오랫만에 연애 초기나 추억할겸 동태찌개나 먹으러 아무곳이나 들어갔습니다.

포스팅중 기억을 되살려보니.. 스폰지송의 뚱이(별가) 가 떠오르더라고요.

기억할때 머리에 그렇게 저장해놨거든요. ㅋㅋㅋ

상호명이 뚱이네 간장게장이었네요. 동태찌개가 죽이게 맛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잘먹었던게.. 이거 요리하는 사람이면 바로 눈치 챌수 있습니다.

살짜기 익었지만 시원하게 담궈 대충 잘라 담은듯한 김치,

투박하게 썰어 볶은 둥근 애호박, 꺳잎, 몇조각의 황태껍질이 든 새콤한 무말랭이.. 

반찬 하나하나는 물론이고 김치까지 직접 담근다는게 티가 확 나더라구요.

맨날 내가 차린 밥만 먹다가.. 엄마나 할머니가 해준것 같은 그런 밥이었습니다. 

아무리 사먹어도 배달음식과는 다른 정성 가득한 백반집이어서 좋았어요.

 

잘 먹었어도 또 집에서 해 묵어야지 ㅋㅋㅋ 

오랫만에 먹어보는 푸주.

이번엔 즈마장 비슷하게 소스를 만들어서 고추기름과 무쳤고요

연근 진득하게 간장에 졸여먹는것도 맛있지만 참깨소스에 무치니 또다른 싱싱한(?) 맛이 좋네요. 

 

새우젓은 홍고추+청양고추+다진파+참깨+참기름에 무쳐서 좀 넉넉히 만들어 놨어요 ~

큰맘먹고 뽀얗고 통통한 육젓을 구매해놨었는데 저는 추젓쪽이 좀더 달달한거 같아요. 

 

생전 뭐 먹고싶다 해달라 부탁을 하지 않고 주는대로만 먹겠다는 아저씨;;

왠일이래? 시원~한 소바가 먹고 싶으니 해달라고? 

쿠팡에서 산 칠갑 메밀국수를 얌전~하게 삶아 담았습니다.

메밀 30% 첨가로 기억하고 있는데.. 메밀향이 강하진 않지만 메밀함량이 낮을수록 식감이 좋아진다는 사실 ㅋㅋ

 

가쓰오부시도 없고, 이번엔 그냥 시판 소바용 간장을 샀는데 맛있더라구요. 2700원인가? 가격도 짱쌈.

자기전에 무 오로시 준비해두고, 파 얇게 쫑쫑 썰어두고, 생김 구워다 얇게 잘라 담아두고

아침엔 일어나서 면준비만 하고 장국은 얼음과 와사비만 타서 재료 우르르 쏟아 부으면 간단히 먹을수 있답니다.

 

뭐 사실.. 면을 삶고 헹구고 장국을 타고..ㅡㅡ 이것 자체가 간단하다고 볼수는 없..

 

로켓직구가 말일까지만 무료배송이라 호기심에 사본 RedVines의 리코리스 젤리입니다.

사실 핀란드의 살미아키가 먹고 싶었던건데...걔는 없더라고요.

살미아키는 짜다던데 제가 마마이트도 바로 잘 쳐묵할정도로 음식에 가림이 없어서 기대가 많았거든요.

 

빨간놈은 맛있진 않아도 인공체리향+달달함에 먹을만 했는데..

까만 리코리스 젤리는 먹는순간 시커먼 고무냄새+휘발유+지독한민트 섞은 향이 진동을 했습니다.

식감은 익지않은 밀가루 면을 씹는것 같았고..-_- 한번 먹으면 정말 극혐입니다.

 

울 아저씨 골탕 먹이겠다고 가져가서 젤리 먹어보라고 줬더니

냉큼 먹더니 '어 나 이 젤리 먹어봤는데?' 하더니 맛있다고 한주먹씩 집어가서 냠냠냠냠 잘도 먹습니다.

 

그 말에 안도하고 몇개 더 간간히 용기내서 집어먹어보니

못먹겠다 싶진 않고 슬슬 적응되는듯한 맛 ㅋㅋㅋㅋㅋ

 

나나스끼 무침, 새우젓 무침도 조금 덜고, 도라지도 찐득~하게 무쳐 반찬했습니다.

요즘 갑자기 우리 둘다 기관지가 안좋아져서 도라지배즙도 먹고 도라지반찬도 꼬박 챙겨먹고 있는데 

확실히 효과 있슴돠.. 일어나서 도라지즙 먹고, 자기전에 도라지즙 먹고, 먹고나면 30분안에 기침 가라 앉네여. 

먹기전엔 진짜 하루종일 에헥 췌헥 꽤핵 둘이 난리도 아녔음.

맨날 방구석에 쳐박혀 있는데 우리 코로나 걸린거 아녀? 생각할 정도로 -_-

 

마트에 늙은호박을 큰 토막으로 손질해서 1400원에 팔고 있길래 업어왔는데

저도 난생 처음사보는거라.. 몇조각은 전자렌지에 쪄 보고, 거의다 오가리로 말려 두고..(대책 없을땐 이게 최고인 거시다..)

몇조각은 수제비 반죽하려고 강판에 갈은것 넣고 반죽했는데..

 

보기엔 노릿하니 맛깔나 보이죠? 이거 하지 마세요...

호박즙 넣고싶으시면 즙만 걸러서 쓰세요. 아.. 반죽사이 과육때매 쫄깃한맛 다버림..

늙은호박 냄새도 너무 뜬금 없어 ㅋㅋㅋㅋ

 

아차차 늙은호박을 왜 찜으로 안하는지도 이참에 배웠답니다.

수분이 너무 많아서 랩도 안씌우고 돌렸는데 그릇에 물이 흥건하고 호박은 축축...;;

호박찜은 단호박으로 해 드세용.. 늙은호박은 찌면 축축~쳐집니다. 

 

대충 김 후라이 주면 좋아하는 아저씨..

오늘도 빠지지 않는 도라지... 반건조 피데기를 사서 간장에 졸여냈는데 별루 인기 없네요??

 

으이? 이 피데기가 그렇게 별로야???

 

버터도 없어서 오븐에 구워서 갖다 주니까~~ 아하~ 이거구나 ㅋㅋㅋㅋㅋㅋㅋ

밤 11시에 급 맥주사와서 게임함 ㅋㅋ

 

전 막걸리파이므로 막걸리 한컵 따라 놓고 ㅋㅋㅋ

아무리봐도 주부의 책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아저씨가 하도 졸라대서 이참에 연말 할인인지 해서 8천원이라길래

스팀서 판매중인 엘더스크롤 온라인을 저녁시간에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안주는 피데기와 리코리스 젤리..

둘다 컴터를 워낙 호화롭게 쓰는지라 아저씨는 저 반대쪽 거실에 있음 ㅋㅋ

 

 

아침부터 맘비우고 혼자 된장국에 간계밥 먹고..저번부터 만들던 고양이 스크래쳐를 다 만들고,

아저씨 깨고나선 점심밥 차려주고 이번편 애니메이션 편집과 더빙을 끝마쳤네요.

 

요새 넘 살이 쪄서 슬슬 탄수화물을 줄이는 절식을 해야겠어요. 밥먹고 밀가루먹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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