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부터 사회생활을 한 결과...적응은 커녕 사람들과 붙어있으면 위는 꼬부라들고
장트러블에 시달리고, 면역질환이 떨어지질 않으며 몸까지 아파 옵니다...
이젠 그냥 사회생활이 너무도 하기 싫습니다. ㅜㅜ 왜 난 적응을 못하니...
꾸역꾸역 쉬는 기간을 이용해 정처기와 학사준비를 마치려 하는데
그마저도 예전처럼 즐겁지가 않네요.
요즘 괜시리 무기력함에 시달리고 애꿎은 남편한테까지 화풀이가 튀고
미안하다는 말도 잘 못하고 유야무야 넘어갑니다.
그와중에 본인도 힘들텐데 달래고 제 밥 차려 멕이는 남편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저녁을 차리지 않으려 했는데
남편이 너무 고생하고 늦게 오는거같아 부랴부랴 냉파해서 급조한 카레라이스.
별거 아닌거 같아보여도 후리카케 수란 살짝 올려주면 유명 맛집이 부럽지 않습니다.
남편이 사온 장미꽃을 보고 고양이가 하도 난리를 해서...
남편이 풀떼기 하나를 뽑아서 놀아주니 박수치고 난리가 났습니다.
이건 마치 싹싹 비는것처럼 나왔네요 ㅋㅋㅋㅋ
사는게 귀찮아지니 치약 집어서 뚜껑 뽑아다 칫솔에 짜는것도 짱나서
그냥 펌프공병 있던거에 치약을 물타서 살짝만 묽게 풀어서
잇몸에 좋으라고 소금도 쪼까 넣고 깔때기로 채워놨더니
왕편합니다 ㅋㅋㅋㅋㅋㅋ
펌프치약은 또 비싸더군여. 다이소 공병 하나 사서 해보세요.ㅋㅋ
역시 살기 귀찮기 때문에 전기 라면포트에 딸린 찜기를 이용해서
냉동 만두, 냉동 샤오마이 쪄서 흑초 겨자랑 곁들여 저녁 때웁니다.
살기 귀찮다고 하는 사람치고는 또 올여름에 오이 반접을 사서 일을 벌렸습니다.
그래도 이런 연례 행사가 사람을 나름 액티브하게 만들어 주는듯 ㅋㅋㅋㅋㅋ
오이를 진한 소금물에 한 30초씩 데쳐서 건지고
3일에 걸쳐 폭풍 물엿소금절이를 해서 부피를 줄여줍니다.
이거 왜 하냐면... 울 남편이 무쟈게 좋아합니다...
오이지란 오이지 먹어봤지만 이 맛이 안난다고 하데요. ㅋㅋㅋ
마트 오이지는 달고, 그냥 시골 소금물 오이지는 수분이 좀 덜 빠지거든요.
저는 물엿에 꽉꽉 압축시켜 눌러 빼고 오이즙 싹 버려버리고 소금물에 담가버리거든요.
이건 울 엄니도~ 시엄니도 모릅니다 ㅋㅋㅋㅋㅋ
오이지 준대도 엄니들 서운하실까 마지못해 쪼끔 받아와 먹어요.
이러면 수분도 쫘악~빠지면서 시골오이지 특유의 맛도 나고~ 2년지나도 골마지없더라는
기운없는 딸기별땅을 위해 남편이 주말에 마실좀 다녀온다더니
돌고래시장서 제가 좋아하는 찰옥수수를 사왔습니다.
우앙 미금역, 운중동것도 맛있게 먹었는데 돌고래시장도 쫌 하네여
역시 옥수수는 짭짤하고 톡톡 터져야해~~
게다가 며칠전에 홍어무침 사려고 고민이라고 했던걸 기억해놨다가
홍어무침도 사왔습니다 ㅋㅋㅋㅋㅋ
아니요즘 이런남자가 어디있어...
물엿과 소금에 팍팍 절여놓고 무거운 돌솥으로 눌러재낀 오이가 슬슬 오이지 태가 나네여.
이번에도 2년은 먹지 않을까??
간장게장이 먹고싶다고 이마트에서 덥썩 집으시길래
참기름 쪽파 통깨 요런걸 좀 올려서 손질해주고
이마트 콩물이 맛이 좋더라고여 별로 살생각 없어서 안먹겠다는데
아줌마가 굳이 주시길래 먹었는데 걸쭉한게 와 이건 찐이다 싶어서 살려는데
아주그냥 서비스멘트까지 '이뻐서 줬어~' 그러시더라고여 ㅋㅋㅋㅋㅋㅋ
요즘 가족행사도 그렇고 어머님들한테 예쁘다는 소리를 배부르게 듣고있습니다.
아주 둘이 한심하게 잘도 누워있습니다 한폭의 그림같군여
내 눈에는 늘씬하고 예술작품이 따로없는데
시엄니는 남편더러 살좀빼라고 구박합니다
요즘 하도 기침을 달고 지내면서 힘들어 하길래
다음날 밥 먹기 힘들까봐 찹쌀죽을 끓여놨는데
밥은 잘만먹길래 저혼자 죽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ㅠㅠ
이미 법적 부부는 맞지만 식도 해야하니 상견례 얘기도 꺼낼겸 오빠 델고 시골에 갔는데
아빠가 아주~~~통크게 한턱내네여 ㅋㅋㅋㅋㅋ
와 1인분에 4만원짜리 톡톡터지는 갈비랑 육회실컷먹고왔습니다.
휴게소 얘기나와서 '난 휴게소 하면 알감자만 생각나~~' 그랬더니
집오는길에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바로 알감자먹여버리는 이남자 ㅋㅋㅋㅋㅋㅋ
쿠팡에서 뭔놈의 시스루 자켓 반품나부랭이가 만사천원 하길래 그냥 샀습니다.
올해부터 썬크림 바르기 시작하니깐 은근 자외선 강박생겨서...ㅋㅋㅋㅋ
7월에도 결혼식 가야하는데 그때 입을라고
어제 같은 대감집 일하던 언니랑 저녁먹으러 갈때 입고갔는데
이야 전혀 쿠팡같지 않고 자켓이 예쁘다고 침이마르게 칭찬해줍니다 ㅋㅋㅋㅋㅋ
역시 날이덥고 의욕이없고 심들어서
집에 말라 비털어져가는 오이, 청양고추, 대파 좀 썰어넣고
미원툭툭 제주콩된장 얼음물붓고 저어서 냉국 타 먹었습니다.
사실 이거보다 그냥 얼음물밥에 오이지 생선구이나 집어먹는게 더 맛있긴해요.
남편이 모라도 해볼라고 막 계란국에 오돌갈비도 해주고
분식집에서 순대 떡꼬치도 사다주고 좀 부족한거 같으면 후라이도 부쳐다가
케찹으로 하트도 그려다 줍니다. ㅠㅠ
포스팅 하면서 회상해보니깐 참 미안도 하고 힘도 내야만 할것 같습니다.
이건 내일 제 아침짬타이거밥입니다.
왜냐면 냉장고에 온갖 어머니들 김치니 반찬이니 자리를 차지하고 난리가 나서
시어머니 총각김치랑 우리엄마 갓김치를 합쳐버리고,
여분의 김치는 마요네즈 넣어 볶음김치 해버리고
그래도 남은 뭐 콩자반 우엉조림 이런반찬은 그냥 소시지넣고 찬밥이랑 볶아버립니다.
요새 돈도 안 버는데 내일 일어나서 얼릉 짬밥이나 먹고 정신차리고
정처기 공부 해야져...
그와중에 물기 쫙 짜내고 소금물 부어 누른 오이지도 역시 잘되었습니다.
20대때부터 연례행사처럼 열심히 해 댔더니..ㅋㅋㅋㅋ
30대 중반쯤 되니 그냥 휘적휙휙 해도 알아서 잘 됩니다.
누릿누릿 얄따막하게 잘되었네여.
낼부터 금욜까지 지방 출장 다녀온다는데 저도 열심히 공부하고
이번주 주말에는 새 오이지도 한번 썰어 줘야겠습니다.
뭔가 이번 포스팅은 리마인드의 너낌이 드네여 ㅎㅎㅎㅎ
축축쳐지는 더운여름 찬 얼음물에 밥한술 푹푹 말아서 오이지에 생선반찬 드셔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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