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해와 식혜는 이름도 비슷하지만 재미있는점은 만드는 과정도 비슷하다는 것이에요.
식혜는 고두밥을 지어서 엿기름을 넣어 전분을 분해시키는 과정에 생겨나는 단맛(당화)의 음료고,
식해역시 메좁쌀이나 멥쌀로 고두밥을 짓고 엿기름을 넣고 생선과 무우를 넣어 발효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새콤한 곰삭은 맛이 나는것이 따뜻한 쌀밥에 먹으면 딱 좋은 별미죠.
20대 초반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강원도 사람이었는데
남자친구의 부모님 집에 놀러갔다가 생전 처음보는 음식이 있어서 덥썩 집어먹었는데
물컹하고 새콤한게 맛있다기보단 충격적이었는데 티를 내면 안될거 같아서 참고 꿀꺽 먹었더니
좋아하는 줄 아시고 다음번에 식해를 한박스를 담아 선물해주셨다지요 ㅠㅠ 그게 가자미식해였어요.
네..먹긴 먹어야 되니까... 몇번 먹다보니..맛있네요.. -_- ㅋㅋ 처음 먹기엔 좀 하드코어 합니다.
둘다 알맞은 엿기름을 넣고 기다린다는 점이 비슷하네요.
생각보다 심플한 음식인데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지라 재료 손질 싹 해두었습니다.
사실 가자미로 하려고 했는데..뭣모르고 구이용 가자미를 사서
건조도 안 시킨채로 썰어 넣으려고 했다가
살은 다 뭉그러지고 뼈는 억세서 얼른 황태식해로 우회했어요. ㅠㅠ
식해하실거면 물가자미(기름가자미)를 구해서 소금에 절인뒤 반건조시켜서 쓰시면 됩니다.
[주재료]
소금과 물엿에 3시간이상 절여서 꼭 짜둔 무우,
동량의 메좁쌀 고두밥,
동량의 황태식해를 준비합니다.
뭐 굳이 비율은 취향껏 하는걸로.. ㅋㅋ
[양념]
충분한 양의 고운고춧가루와 굵은 고춧가루 (반반 섞어 쓰세요)
소금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약간씩
2숟갈정도의 엿기름 우린 물
오늘은 왜 정량이 없느냐..?
그냥 양념 자체가고춧가루 듬뿍에 약간의 엿기름뿐이고
간만 소금으로 맞출거라서요. 식해 도전하실 정도면 아마 어렵지 않으실거에요.
엿기름도 안쓰는 레시피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황태를 쓸거라서 수분이 필요해 엿기름 '물' 을 내려서 썼는데요.
가자미를 발효시킬때는 물을 첨가하지 않고 채반에 엿기름가루 올려서 탈탈 털어서
흰 가루만 받아서 버무리시더라고요.
엿기름 물에다가 넉넉한 양의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을 넣어 불려줍니다.
그리고 잘 절여 짠 무우, 먹기 좋게 자른 황태, 좁쌀 고두밥을 넣어 잘 뒤섞어주고
소금간 맞춰서 버무려두면 끝입니다. 저는 간수 뺀 굵은 소금을 썼어요 ~
적당한 실온(20~25도)에 3일쯤 발효시킨뒤 잘 섞어 냉장고에 넣고 드시면 되요.
저는 상온 2일, 냉장 7일 보관해두었다가
꺼내서 먹는데 황태는 쫄깃 무는 꼬득하니 달짝 매콤하네요.
2주쯤 지나니 새콤한 맛도 올라와서 딱~~~그 가자미 식해 맛이 납니다.
보관기간은 2~3달 생각하시면 되요. 너무 많이 만들지는 마세요.
저는 너무 오래 두었다가 반년쯤 지나니 골마지가 끼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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