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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일상일기/먹는일기

부부싸움을 한바탕 박고 곰팡이 된장에 메주가루를 섞었다.

by 딸기별땅 2022. 2. 10.

정확히 일주일 전... 남 부끄러운 얘기지만 한바탕 크게 싸웠습니다.. 쩝...

일년에 한두번쯤, 특히 딱 이 봄 오기 직전에 꼭 이러고 크게 다투네요...

사건인 즉슨..

이사온 이래로 온갖 견적, 시도때도 없이 집보러오는사람, 공사, 공사, 청소 청소 청소...

서로 날이 설대로 서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저씨는 계속 청소를 한답시고 보이는것마다 치워버리는 통에

후추 소금이고 고춧가루고 매끼니 요리를 할때마다 제자리에 있는게 없어서 다시 찾고..

"오빠, 청소하느라 정신없는건 이해를 하는데,
내가 우선순위가 있어서 정한거니까 주방에 있는것좀 그냥 놔두면 안되요?"

"그걸 서랍에 안보이게 넣는게 그렇게 어려워?!제발 뭘 좀 꺼내놓지 마!"

할말 잃고 이틀동안 방밖으로 안나감..

 

평소 "나는 밥 안해줘도 잘 챙겨먹는다~" 라고 얄밉게 말하는편인데...
진짜 안주면 "뭐먹지~밥 좀 차려와라~!" 결국 못이겨 다시 차려주곤 하는데,

주방 살림은 자기 정리벽 취향에 맞게 하라고??!!!

 

결국 다음날 오빠가 너무 꼰대 같이 말했다고 사과했지만..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안 가셔서 몇일 더 대화 안했나 봅니다..

 

에휴... 우짜겠습니까..

그래도 주식이네 코인이네 돈사고치는일 없고, 차욕심 없고, 나돌아다니는것도 아니고

그냥 저냥 주는밥은 투정한번 안 부리고 잘 먹고 음식물 쓰레기 잘 버리고...그럼 됬지 머....

 

는 진짜로 한 3일정도는 "내가 더러워서 주방을 안쓰고 만다!!" 하고

방밖으로 화장실 외에 안나가고 계란찜기 하나로 다해먹음 ㅋㅋㅋㅋㅋㅋㅋ

 

계란찜 해먹고, 만두 쪄먹고, 양배추 쪄먹고

약간 올드보이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저씨는 라면을 먹고 국수를 먹고 라면을 먹더군요. 

 

그러다가 마트에서 문어를 팔길래

얼른 잘라 담고 카르파쵸 만들어서 다시 방으로 호다닥 들어감

 

5분컷으로 된장풀어서 냉장고 파서 된장밥으로 아침 차려먹고

사진을 잘 보면 책상임 ㅋㅋ

 

문어 남았네? 비상식량으로 후딱 웍에다 영양밥짓고 랩에 싸서 냉동보관 ㄲ

 

프로젝트도 혼자 바쁘게 하고있는데 갑자기 설 직전에 엄청난 분량의

해외사업 관련 제안서랑 프로그램 설계서좀 같이 쓰자고 요청하심...

 

으엌 2월말에 다섯과목 시험인데

일부러 1시간 간격으로 공부-문서 공부-코딩 이런식으로 쪼개서 쓰거나

4시간 일하고 6시간 공부하고 바빠 죽겠습니다.

아니 이런와중에 밥까지 차려주는데 진짜 다시 생각해도 말이야 방구야???

 

반갑다. 처음 만들어본 캐비지롤이라고 한다.

전자렌지에 간단히 만들려고 요행부리다가 끓어 넘치고 망했습니다.

하지만 데미그라스 소스에 치즈빨은 무시 못하지..

 

아침에 일어나는 소리를 듣더니

후다닥~!!! 아이고 왠일로 아침도 다 차려온대?

 

얼씨구 ㅋㅋㅋㅋㅋㅋㅋㅋ

좀 누그러져서 같이 앉아서 간만에 겸상.

 

호기심에 사본 레인보우 큐브치즈

크림치즈는 60%정도 함유되있고 사실 나머지는 설탕, 옥수수전분, 팜유, 과일향 요런것들인데

맛은 새콤 달달한게 좋지만, 건강에 썩~!! 좋다고는 볼수 없기 때문에..

손님초대용이나, 말그대로 딱 몇개만 먹는 안주나 간식으로 좋겠네여.

달다구리 한편이라 래핑카우처럼 짠맛나는 치즈에 비해 덜 부담스러운 느낌적 느낌이군요.

 

 

 

사실 작년 이맘때 처음 담가본 된장...

이 위로 봄에 축축히 곰팡이가 피었었죠...ㅠ

그래서 열심히 천 씌워서 통풍 쐬주고 관리해주다가, 

여름에 파견 프로젝트 들어갈때 당분간 못 돌봐줄거 같아서

냉장고에 보관했더니 이번엔 뚜껑에 고인물이 떨어져서 골마지 발생!! ㅋㅋ

 

아~~그래서 항아리+유리뚜껑 조합 아닌이상은

아줌마들이 통풍시키거나 아닐땐 비닐을 덮어둔거였구나.... ;

 

아~!!!!!!!!!!!

한번더 걷어내고 베란다서 가을 바람 맞혀 주는데... 뭔가 낌새가 안 좋습니다..

으아 구더기가 길어졌다 짧아졌다 꿈틀꿈틀 구덱구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폭풍 검색하다가 옛날에 집집마다 된장 해 먹을땐 아까버서 다 조리에 걸러먹거나

하나하나 잡거나, 콩잎으로 잡거나, 아무튼 먹었다고

아줌니들께서 아까우니 버리지 말라는군요..

글구 어차피 깊이 못 들어가니 떠내서 버리라고.

 

일단 심정지 올거같아서 하루간 냉동 보관해둔뒤에

오빠랑 번갈아서 눈딱감고 한 4cm정도 퍼내고 나니 더이상 안보이긴 합디다 ㅠㅠ

 

사실 그러고도 도무지 먹을 용기가 없어서.. 그냥 버리자고 했는데

아저씨가 아깝다고 곧죽어도 안버리대요..진짜 매일같이 엄청 정성 들이긴 했거든요. 

방치했으니 또 그위로 흰 솜털 곰팡이 피고..간장 거를때 봤던 녹색 곰팡이 피고..

그상태로 된장은 이집까지 따라와버림....

아무 기대 없이 숟가락으로 곰팡이를 떠 내 보았습니다..

 

(참고로 여러 연구결과나 식약처 공식발표로는 아플라톡신과 같은

곰팡이 독소 관련해서는 1년이상 숙성해서 먹으면 안전하다! 라고는 하고있으나,

애당초 된장이 곰팡이로 숙성을 시키는거고, 곰팡이 균이 한두종류도 아니고,

요고 한 놈 키우는데도 검은놈 노란놈 하얀놈 파란놈 온갖놈이 다 보이는데,

실제로는 수십만원짜리 진단 키트를 구매해야 해서 가정에서 측정해볼 방법이 없긴 합니다...

글서 불안하면 그냥 사 드시는게 맘 편합니다.. ㅋㅋ)

?!?!

뭐야 너 왜이렇게 때깔이 곱냐;;

 

일단 된장이 딱딱해도 문제라는데, 저는 그동안 너무 축축해서 계속 골마지에 시달렸거든요.

그동안 버린 된장도 많고 해서 메주가루를 500g 주문해서

소금도 100g 추가해서 염도 더 올려주어서 치댔습니다.

 

와 근데 너무 놀라운건 말이죠.. 이 끔찍한 수난을 겪어댄 된장에서

너무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게 무슨 미숫가룬가 했을 정도라니까요...

메주가루와 소금이 새로 들어갔으니 딱 한달만 더 숙성시키고,

맛이 괜찮으면 올해는 3월장으로 한번 더 담궈봐야겠어요. 헤헷.

 

에탄올 소독한 김치통에 꾹~꾹 눌러담고

비닐 한겹 올리고, 습기제거제 + 산소제거제 한개씩 올려놓고 뚜껑 닫았습니다..

 

 

https://journey-mim.tistory.com/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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